물리적인 빛의 양, 조도
조도(Illuminance)란 대상면에 입사되는 빛의 물리적인 양을 뜻한다. 단위는 lx, lux로 표기하고 한국어로는 '룩스' 또는 '럭스'라고 읽는다. 보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광원으로부터 나온 빛이 어떤 특정한 지점의 수직평면 혹은 수평평면에 도달하는 광속의 전체 양을 수치화한 것이다. 한국산업규격에서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따른 적절한 조도값을 권장하고 있다. A부터 K등급까지 나뉘어 있으며, 작업의 세밀함이 높아질수록 높은 조도값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휴식을 취하는 침실의 권장 조도가 15~30lx라면 바느질과 같은 세밀한 작업은 1500lx 이상의 조도를 권장한다. 하지만 공간조명설계를 진행할 때 주의할 점은 조도는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명기구를 바닥에 누워서 직접 바라보는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가 보통 인지하는 빛은 대상면에 반사된 빛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공간의 소재에 따라 빛의 반사율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내가 공간에 흰색 벽지를 쓰느냐, 검은색 벽지를 쓰느냐에 따라 대상면에서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밝기감은 달라진다. 한편, 조도는 공간의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밝기감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인지하는 빛의 밝기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이 인지하는 밝기감이 아니라 빛의 물리적인 양을 측정한 조도에만 의존한 조명디자인 설계를 지양해야 한다. 조도기준은 기초 자료로서 활용하고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하며 눈으로 확인하고 빛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인간이 인지하는 밝기감, 휘도
조도가 대상면에 입사하는 물리적인 빛의 양이라고 하면 휘도(Luminance)는 대상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밝기감을 뜻한다. 조도의 '조'는 비춘다는 의미이고 휘도의 '휘'는 빛나다는 뜻의 한자어이다. 즉, 인간이 인지하는 밝기, 눈부심의 정도다. 휘도는 반사되는 빛의 눈부심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공간의 소재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같은 조도의 조명기구를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대상면이 어떤 색상인지, 어떤 질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반사되는 빛의 밝기, 즉 휘도가 달라진다. 조명디자이너와 공간디자이너가 공간의 소재와 빛의 관계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이해 없이 물리적인 빛의 양을 뜻하는 조도를 기준으로만 조명을 설계한다면 생각했던 공간보다 너무 밝아지거나 어두워질 수 있으며, 반사율이 높은 소재를 사용했을 경우 지나친 눈부심이 발생하는 등 공간 설계자가 의도한 빛의 환경을 연출해낼 수 없을 것이다. 휘도는 특정한 방향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밝은지를 나타내므로 휘도가 '높다', '낮다'로 표현하며, 단위는 cd/㎡ 으로 표기한다.
광원이 뿜어내는 빛의 총량, 광속
광속(Luminous Flux)은 광원에서 나오는 빛의 총량이다. 간단히 말해 하나의 조명기구가 뿜어내는 빛의 전체 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위는 'lm'으로 표기하며 한국어로는 '루멘'으로 읽는다. 1lm은 초 한개를 켜고 한 발자국(대략 1m) 정도 떨어졌을 때 느낄 수 있는 빛의 양이다. 루멘 값이 높을수록 밝다는 뜻이다. 하지만 빛은 모든 공간에 동일한 양만큼 도달하지 않는다. 광원의 거리와 광원 사이에 위치한 장애물에 따라 빛이 도달하는 양이 달라지게 된다. 광속과 함께 광효율(Efficiency)에 대한 개념도 익혀두면 좋다. 광효율은 전력 1W당 밝음의 정도를 lm 값으로 나눈 것으로, 1W의 전력으로 얼마큼의 빛을 얻을 수 있는지 빛의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이다. 단위는 1와트당 루멘, lm/W로 표기한다. 빛의 효율이 높다는 말은 해당 광원이 경제적이라는 뜻이다. 같은 루멘 값의 광원이라도 종류에 따라 광효율이 다르다. 예를들어 같은 800 루멘이더라도 백열등은 60W의 전력을 소비하고 LED는 8W의 전력을 소비한다. 백열등의 광효율은 13.3 lm/W이며, LED는 100lm/W로 두 광원 모두 800 루멘의 빛을 뿜어내지만 LED 조명의 광효율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